사사기 17


1. 사사시대가 얼마나 혼탁한 시대였는가를 보여주는 부록같은 얘기가 네 편이 있다. 그 중에 어두운 얘기 3편은 사사기에 있고, 한 편은 따로 있다. 무슨 얘기일까?

    룻기: 어두운 시대에 별과 같이 빛나는 책이다. 그러므로 미가와 레위인의 이야기는 삼손 다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사 시대의 어느 한 때의 이야기다. 아마도 사사기 초기의 이야기일 것이다. 근거는 다음 장에서!

2. 은 천백이라? 어디서 본듯하지 않은가? 어느 정도의 금액일까?

    들릴라가 삼손을 유혹한 값, 은 일 세겔은 4일간의 품삯이었으니 4,400일의 품삯, 1년에 250일 정도 일한다고 보면 거의 20년치다.

3. 훔칠 때는 무슨 마음으로 훔쳤다가 돌려주었을까?

    아마 어머니의 저주가 두려웠겠지: 아마 이랬을 거다, ‘어느 놈이든지 내 돈을 훔쳐 간 놈은 대대손손 빌어먹고 살아라’. 그래도 그런 저주(주술적인 미신)를 두렵게 여겼으니 하나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현대인들보다는 낫다.

4. 미가의 어머니가 자녀에게 잘못 가르친 것이 무엇인가?

    잘못 가르친 것이 도덕, 신앙, 재물에 관한 것이다. 돈을 훔친 것에 대한 책망이 없고, 그런 짓을 해도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그 돈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사용한 방법도 크게 잘못됐다. 하나님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모양이지만 전혀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 아니다.

5. 이 어머니가 아들에게 여호와께 복 받기를 빌어주는 것은 어떻게 우스운 일인가?

    도둑질한 죄는 무시하고 자수한 것만 칭찬했기 때문(2): 도둑질도 보통 도둑질이 아니다. 군것질이나 용돈으로 쓰려고 훔친 것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금액을 훔쳤다가 자수한 건데...? 어쩌면 칭찬이라기보다는 자기 아들이 훔친 줄 모르고 저주를 퍼부었으니 그 저주를 임하지 않도록 하려는 주술(?)적인 의도가 아닐까? 인격적인 하나님 앞에 잘못을 구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

6. 엄청난 재물을 하나님께 어떻게 드리는가?

    신상을 만들었다(3): 정말 제 멋대로다!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방법으로 하나님을 섬긴다(↔ 롬 10:3). 신상을 집에 두었다는 것이 아마도 하나님을 집에 모신 걸로 여겼을 것이다. 이 어머니가 혼자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사시대가 그런 시대였지만 해도해도 너무 한다.

7. 신(하나님)을 만들었으니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을 못 하랴?

    제사장을 세움: 신을 만들고 제사장을 세우고... 거의 전능하신 하나님의 수준이다. 교회당을 세우고 오래 다녔다고 자기 교회인 것처럼 여기는 교회의 터주대감보다 더 하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실상은 전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새긴 신과 부어 만든 신이었으니(4, 18:17, 18에는 둘 ↔ 4, 18:20, 30에는 단수) 도대체 무슨 형상이었을까? 이스라엘이 만든 전통적인 하나님의 형상은 송아지인데(출 32:4, 왕상 12 28-30) 아마도 은송아지?

8. 미가가 어머니의 막대한 돈을 훔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종교적으로는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5절에서 찾아보자.

    개인적으로 신당을 가진 것(↔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곳 외에는 하나님을 섬길 곳이 없다, 이 때에는 실로에 성막이 안치되어 있었다), 에봇과 드라빔(↔ 제사장의 복장과 가정의 수호신으로 여겨진 우상)을 만든 것, 자기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은 것(↔ 제사장은 반드시 아론의 자손이어야 한다). 그야말로 제 멋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셈이다. 자기가 중심이 되어 신을 섬긴다. 기독교는 인간중심의 종교가 아니다. 그래도 레위인을 만나서 제사장으로 삼는 것을 보면 자기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은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 모양이다.

9.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 것이 왕이 없는 탓이라고(6)? 사사기는 왕을 세우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기록된 책인가?

    왕이 없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펼 사람이 없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면 후일에 왕이 세워지지만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왕은 왕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진정한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이시다. 결국 왕이 없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없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0. 레위인이 왜 이렇게 방황하고 있었을까(7-10)?

    백성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않으면 레위인들은 할 일도 없고 먹고 살 길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일터가 사라진 셈이다. 베들레헴은 원래 레위인들에게 주어진 성읍이 아닌데도(수 21장 참고) 이 소년이 유다 베들레헴의 레위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율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레위인이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서 떠돌아 다녀야 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여호수아가 죽은지 얼마 가지 않아서(다음 장에서 이 레위인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18:30)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율법을 지키지 않는 백성들도 문제고, 제사장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제사장으로 취업하는 것도 문제고, 이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는 미가도 문제고...

11. 레위인이 취업을 한 셈이다. 사례가 어느 정도인가?

    의식주를 제공하고 연봉이 은 열이다(은 한 개가 4일 품삯이라면 아주 적은 금액이다): 미가가 훔친 돈이 1,100이었던 점과 비교해보면 껌값이다. 어차피 떠돌이 신세이었으니! 한 집안의 제사장이었으니 그 정도면 괜찮은가? 반대로 생각해보면 미가가 훔친 돈은 제사장의 연봉의 110배다.

12. 레위 소년을 어떻게 거룩하게 구별했는지는(12) 알 수 없지만 이것이 어떤 성격의 행위인가?

    제사장으로 세우는 의식: 자기 마음대로 제사장을 세우고 위임식을 거행한 셈이다. 그러면 자기는 뭐지? 아론을 대제사장으로 세운 모세? 헐값에 좋은 목사를 구해왔다고 자랑하는 부자 장로? 그런 다음에 레위인이 제사장이 되었으니 하나님께서 복주실 것이라고?

13. 레위인이 제사장이 되었으니 하나님께서 복주실 것이라고? 도대체 무슨 뜻일까?

    율법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 제사장은 반드시 레위인이어야 한다(사실은 레위인 중에서도 아론의 후손이어야 한다. 다음 장에 보면 이 소년은 아론의 후손이 아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일종의 혼합주의다. 하나님의 말씀과 이방인들의 사상에 물든 자신의 생각이 뒤섞여 있다. 자기 어머니의 생각과 이렇게 닮았다. 아마 당시의 일반적인 수준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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